[이태원 참사 1주기: ②유족들의 멈춰진 시간]
"내 아들이 죽었는데... 88올림픽이 여전히 열리리라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소설가 박완서는 자식을 먼저 보낸 참척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여기 작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자식을 앞세우고 만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상실감을 감내해야 했던 부모님들은 어떻게 1년을 버텨냈을까요? 자기 이름을 버리고 남은 인생을 'OO엄마'와 'OO아빠'로 살기로 결심한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연이는 이제 광주에도 서울에도 없다."저희 부부에게 1년은 없었어요.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하고 싶지도, 기억나지도 않아요. 말 그대로 그날에 멈춰 있어요." 아빠 오영교씨가 마른침을 삼켰다.지난달 25일 찾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오지연씨의 방. 지난해 2월 지연씨가 서울에 자취를 시작하며 마련한 세간살이들은 8개월 만에 엄마아빠의 손에 의해 본가로 다시 옮겨졌다. 광주=윤서영 인턴기자2022년 10월 29일 오후 11시 56분. 서울시가 발송한 안전안내문자에서 이태원 참사는 '긴급사고'로 불렸다. 그러나 결과는 15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최소 320명을 다치게 한 '대참사'였다. 인명피해는 우연이 아니었다. 그 숱한 사회적 재난과 이어진 수차례의 반성에도 사라지지 않고 힘을 응축한 세상의 총체적 부조리가, 이태원 좁은 골목에 똬리를 틀고 있다가 159명을 덮쳤다.
그날. 지연이와 엄마의 마지막 통화는 오후 3시였다. 은행 정규직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친구와 이태원에 다녀오겠다는 말에 엄마는"잘 다녀오라"고 말했다. 최종 면접 전날 광주에 내려오면 면접장에 데려다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한밤중 벼락같이 뜬 속보와 함께 산산조각 났다.지난달 25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오지연씨 가족의 집에 지연씨를 기리는 물품이 놓여 있다. 광주=윤서영 인턴기자 자식을 앞세운 고통은 세월을 더 산 노모라고 덜할 리 없다. 고 최재혁씨의 어머니 김현숙씨는 그날 밤 수술을 받으러 고향에 내려와 있었다. 아들 얘기를 듣고는 혼절하듯 서울로 올라왔다. 다친 발로 입석을 버티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도착하니 이미 빈소가 차려진 상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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