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삼촌' 현기영의 탄식 '이런 역사인식의 정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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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름이 사는 법] 현기영 작가와 제주4·3

▲ 현기영 작가는 1978년 중편 을 발표해 금기시해오던 제주4·3을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낸 이래 제주도가 겪은 엄청난 비극적 사건을 수많은 소설로 형상화함으로써 4·3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 황의봉

"저는 처음에 순수문학을 할 생각이었죠. 1975년 신춘문예 당선작이 라는 단편으로, 이게 데뷔작입니다. 거기 보면 심리적 갈등을 겪는 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4·3이 막연한 배경으로 나옵니다. 이 소설은 이데올로기 같은 것 없는 순수문학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저도 모르게 4·3의 억압적인 분위기가 배경으로 깔려 있어요. 데뷔하고 나서는 그전에 습작했던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한 1년쯤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제가 4·3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을 써놓고 나서 두려웠어요. 출판을 했던 창비사에서도 겁이 났는지 한 3개월을 묵히더라고요. 작품이 발표되자 문단은 물론 지식인사회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고, 힘을 얻었죠. 그러면서 설마 나를 어떻게 하랴, 하면서 두 편을 더 썼어요. 와 로 역시 4·3을 주제로 한 소설입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 무서워지는 거예요. 그래서 세 편을 쓰고는 이제 순수문학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순간에 그만 절 잡아서 족치는 거 아닙니까."현기영 작가가 결국 고초를 겪게 된 건 1979년 을 비롯해 4·3을 다룬 작품들을 묶어서 소설집 을 낸 것이 빌미가 됐다. 자신의 교사 시절을 그린 자전적 소설 〈위기의 사내〉에서 당시 합수부에 끌려가 당한 고문을"아, 이 고통스러운 육체를 벗어버릴 수만 있다면! 정신을 배반하는 육체, 제 몸이 이렇게 저주스러울 줄이야.

"을 쓴 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반골 기질은 있었지만, 원체 겁이 많기도 했던 아이가 사자 아가리 속으로 대가리를 집어넣은 격이에요. 그러니까 은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고 4·3 영령이 내게 명령해서 어쩔 수 없이 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종의 빙의 현상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 누가 보면 무속적이다, 신비주의적이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냥 뭐 알 수 없어요.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저의 장편소설 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학교에 가려면 관덕정 광장을 지나가야 했습니다. 거기서 벌어졌던 즉석 재판을 목격했고 광장에 내걸린 목 잘린 머리통도 보아야 했어요. 철창 끝에 참수한 머리를 꽂고 행진하는 광경, 산에 올라갔던 피난민들이 먹지도 못하고 옷은 다 해어진 채로 백기를 들고 내려오는 장면들이 기억납니다.

제가 그때 마을 사람들에게 울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매달리기도 했고, 때로는 협박조로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작가가 와서 그 참혹했던 사건을 이제는 세상에 드러내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다면, 나중에 여러분이 돌아가셔서 먼저 가신 고인들을 무슨 면목으로 만날 거냐, 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한편으로 조선시대에 중앙정부는 제주도를 하나의 내국 식민지로 간주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문서에도 나타나 있어요. 천주교 제8대 조선대목구장인 뮈텔 주교가 고종의 황제즉위식을 마련해줬습니다. 그런데 제국이 되려면 식민지가 있어야 하잖아요. 당시 황성신문 주필이었던 장지연이 보니까 식민지가 있는 겁니다. 북으로는 여진, 즉 함경북도가 있고, 남으로는 탐라, 제주도가 있으니 명실공히 대한제국이 성립할 수 있는 거다, 라고 한 것이지요.

"저는 4·3을 이데올로기적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란의 전통이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4·3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덕구는 처음엔 중요한 위치에 있던 장두였죠. 그리고 자기 목숨을 내놓으려고 했겠지요. 그런데 옛날엔 민란이 일어나면 장두가 대표로 죽었는데, 4·3 때는 온 백성들을 다 죽여버렸잖아요. 장두의 목숨이 수많은 희생의 하나에 불과한 결과가 된 것입니다. 말이 안 되는 사건이지요. 그런데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얼마나 많은 역사 왜곡, 역사 퇴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까. 태영호라는 사람을 앞세워서 4·3 왜곡 발언을 하는데, 그가 무슨 용기가 있다고 그런 말을 하겠어요. 역사를 왜곡하려는 세력이 밀어서 제주도민을 울리는 그런 말을 대신하는 겁니다. 지금 5·18이 모욕당한 것처럼 4·3도 모욕당하고 있잖아요. 이승만 기념관이니 동상이니 하면서 구체적인 건립계획을 이 정부가 세우려고 하잖아요. 제주 4·3의 대 도살자인 이승만을 기념한다는 게 도대체 뭐예요? 역사가 제대로 평가되고 왜곡되지 않도록 역사의 진실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 한 제주도의 한은 풀리지 않습니다."

국가폭력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캄보디아 킬링필드 사태도 일어난 지 얼마 안 돼요. 아우슈비츠, 제주 4·3, 대만 2·28사건 등이 일어난 후에도 여전히 국가가 자기 국민을 엄청나게 죽인 사건이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국가폭력이 언제나 잠재돼 있는 겁니다. 아우슈비츠 정문에 이런 글이 있다고 해요.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류가 아우슈비츠를 잊어버리는 것이다'라고요. 이걸 4·3에 대입해보면 '4·3 대참사보다 무서운 것은 국민이 4·3을 잊어버리는 것이다'가 되잖아요. 잊어버리면 반복되는 것이에요." 지금 4·3에 대해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 진면목이나 진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요. 해방 후에 제주도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단다, 죽을 짓을 했으니까 죽였겠지, 뭐 이런 식의 피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정당한 역사의식을 갖게 해야 합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이 중요합니다. 현재 야당인 전 정권은 역사인식에 있어 어떤 합리적 관점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가진 정권이 있다는 건 기가 찰 노릇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개인 간의 싸움보다 국가 간의 싸움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어요. 쓸데없이 상대를 자극하는 말을 주고받다가 이게 분쟁이 되고 전쟁으로 비화하는 겁니다. 말이 무서운 거예요. 함부로 험한 말을 하면 안 됩니다. 오늘도 현 정권이 흡수통일의 의미로 통일방안을 이야기하던데, 그런 말 하면 북에서 좋겠어요? 흡수통일 운운하면 전쟁이라도 벌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런 말은 자제하고 어떻게 하면 화해하고 평화롭게 지낼까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천천히 통일을 생각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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