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23채 경매'…인천 미추홀구 어쩌다 전세사기 온상 됐나
인천 원도심인 미추홀구 숭의동·도화동·주안동 등지에는 1∼2개 동으로 지어진 '나홀로 아파트'나 오피스텔과 빌라가 밀집한 곳이 많다.공인중개사 차모씨는"2010년쯤 개발 제한이 풀리면서 주거시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며"건물을 올리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2016년부터 전국에서 건축업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아파트나 빌라가 준공되면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동시에 전세를 놓아 보증금도 손에 쥐어 다른 건물에 투자했다.이렇게 원도심에 우후죽순 생겨난 신축 주택들은 근저당이 잡힌 '위험 매물'이었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찮은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에게는 신축 건물로 깔끔한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여기에 주변에 경인국철이 지나가고 고속도로와도 맞닿아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주안국가산업단지·남동국가산업단지 등 대규모 산단과 접근성이 좋은 점도 세입자를 끌어모으는 요인 중 하나였다.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하락장이 이어지자 임대인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전세사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주택 2천700여채를 보유한 건축왕 A씨의 경우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은행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진 탓에 아파트와 빌라가 경매에 넘어가기 시작했고,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미추홀구는 집값 상승기에 괜찮은 조건으로 저렴한 매물을 구할 수 있어 전세 수요가 많았지만, 그만큼 전세사기 위험성도 품고 있었다"며"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며 곪았던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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