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한 돌기둥' 아니라 '고려 최고의 불상'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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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돌기둥' 아니라 '고려 최고의 불상'이었네 논산_은진미륵 국보_제323호 못난이_부처님 논산_관촉사_석조미륵보살입상 은진미륵 임영열 기자

특정한 연도를 기원으로 하여 햇수를 세거나 기록하는 '기년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기원의 근거에 따라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으로 달리 적용하는 연대표기법은 대표적으로 단기, 서기, 불기 등이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은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정한 대로 양력 5월 15일을 따르지 않고 국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등은 음력 4월 15일을 따르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대만, 일본, 홍콩 등은 음력 4월 8일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는 5월 27일이 부처님 오신 날이며 성탄절과 함께 대체공휴일로 지정됐다. 불교의 상징이면서 경배의 대상인 불상은 부처의 모습을 조각이나 그림으로 나타낸 것으로 부처상은 물론이며 보살상, 나한상, 천왕상, 명왕상 등을 포함한다.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불상은 기원전 2세기경에 인도의 간다라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형태의 불상 중에 아주 크고 특별한 석조 불상 한 구가 있다.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라는 공식 명칭보다는 논산시 은진면에 있다 하여 '논산 은진미륵'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석불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불상으로 높이 18.12m 폭 9m로 아파트 6층 높이다. 전체 무게는 부피와 재질 등을 고려해 계산하면 380여 톤이 된다고 한다.충남 논산시 은진면 반야산 관촉사에 있는 이 석불은 좌대와 상·하체, 보개 등을 각각 다른 돌에 새겨 이어 붙였다. 고려 초기 태조 왕건의 25남 9녀 중 넷째 아들인 광종 때 만들기 시작한 석불은 경종과 성종을 거쳐 고려 제7대 왕 목종 때 완성됐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중생들을 굽어 살피고 있는 은진미륵은 20세기에 들어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기존의 불상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상과 조형미 때문이었다. 종교적 경배대상인 은진미륵이 '크고 투박한 3등신 못난이 불상'으로 전락한 데에는 일제 강점기시절 동경제국대학 교수였던 일본 건축사학자 세키노 다다시의 영향이 컸다. 1963년 은진미륵은 재평가를 거쳐 국보에서 보물로 지정되며 한 단계 등급이 격하된다. 그동안 평론가들이 내린 혹독한 평가 때문이었다. 그렇게 보물이 된 지 55년이 지나고 2018년 드라마틱한 대반전이 일어났다. 문화재위원회 국보심의회의에서 문화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은진미륵을 국보 제323호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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