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받아주는 목사' 소문났다…빚쟁이 사장님 인생 바뀐 순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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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외교관을 꿈꾸던 전도유망한 청년이었습니다. \r한윤수 목사 인생

한윤수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로 불린다. 한때 그는 외교관을 꿈꾸던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그의 인생은 스물아홉 살 때 출판사 ‘청년사’를 차리면서 180도 바뀌었다. 1970년대 여공의 비참한 생활을 다룬 산문집 『비바람 속에 피어난 꽃』을 출판해 전두환 정권에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로부터 40년 넘게 지나, 이제는 목사가 되는 그는 최근 비슷한 결의 책을 펴냈다. 16년간 이주 노동자 상담 기록을 묶은 자그마치 10권짜리 『오랑캐꽃이 핀다』이다. 지난 2일 한 목사를 만났다.

그는『비바람 속에 피어난 꽃』을 출간했던 40년 전을 회상하며 “판매금지가 될 것이 뻔해 보였기 때문에 초판을 2만 부나 찍었다”고 소개했다. 한 번에 많이 찍어 신속하게 유통시키자는 생각이었다."정상적인 루트로는 보급이 불가능할 것 같아 교회 청년회 등에 책을 대량으로 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 선택이 또 한 번 그의 인생을 바꿨다. 예순의 나이에 목사가 됐고, 경기도 안산에서 전도사 생활을 하며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났다. 30대에 노동 서적을 출판하며 만났던 여공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길로 연고도 없는 화성에 ‘화성 외국인 노동자 센터’를 만들었다. 전국에서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은 동네라는 게 유일한 이유였다. 이후 16년간 퇴직금 떼이고 월급 떼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돈을 대신 받아주는 일을 했다.

이주 노동자들을 도우며 얻은 명성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게 “전국에서 제일 돈 잘 받아주는 목사”라는 표현이다. 화성 외국인 노동자 센터는 지금도 일요일만 되면 전국에서 찾아온 이주 노동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전립선암 투병 끝에 심실보조장치까지 달게 됐지만 한 목사는 일을 쉬는 법이 없다."걸어서 센터에 나갈 수 있을 때까지,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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