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 갔다가 죽은 걸 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태원_참사 水(필명) 기자
그러더니 선생님은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하셔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는 길에 이태원역에 들러 추모하고 가시는 거 어떨까요?'라고 하셨고 저는 조금 망설였지요.
상담 선생님 :"OO씨는 충분히 강한 사람이라고, 상담을 쭉 해본 결과 회복탄력성이 좋고, 사실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참사 현장에서 무언가 행동을 하지 않고 도망치듯 집으로 온 것에 대해, 현장에서 충분히 애도를 하지 못해 미안함과 자책이 있는 것 같아요."그냥... 그 어린 영혼들이 나를 미워하면 어쩌나 싶어서요.이태원 꽃집 'keepeen'이라는 곳 사장님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추모 가시는 분들을 위한 무료 국화꽃을 드리고 있습니다. 누구든 오셔서 가져가세요, 시간 상관없이 가게 문이 닫혀도 가게 앞에 배치해두겠습니다'라고 남기셨더군요. 꽃집에 들러 국화꽃을 가지고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도착해서 편지를 쓰고 붙이고 헌화를 하고 절을 두 번 했습니다.응어리진 것이 풀려나가고 가슴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나"아니요, 저는... 저는 사실 강한 사람이에요. 근거 없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살아오며 큰 몇 번의 인생의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그것을 잘 겪어내 왔어요.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가 성적 비관으로 세상을 등지기 전날, 반장이었던 저는 그 친구와 마지막 대화를 했던 사람입니다.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심한 거 알지만 그렇다고 다른 친구 프린트물 훔쳐 가서 수행평가 점수 만점을 받으려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힘없이 가던 모습이, 그로부터 몇 시간 뒤에 학년부장 선생님으로부터 전화 온 그 순간이, 그다음 날 학교 책상이 비워져 친구가 더 이상 오지 않는 걸 바라보았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잊어야 산다고 장례식이나 묻힌 곳을 알려주지 않아 16살 어린 마음에 응어리지게 했을 때도, 27살 초임의 담임 선생님이 '너에게도 나에게도 큰 상처인 사건이니 우리 서로 잊고 각자 잘 살자.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하며 졸업식을 마쳤을 때.트라우마라는 것이 그때 해결하지 않으면 십 년이 지나서도 발병을 하는 거구나 깨달았고, 그때도 글을 쓰며 건강한 방법으로 잘 회복했습니다.일상이 무너지지 않게 루틴을 지키고자 노력했고요.그 남자 한 번 더 구경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오늘만 살자,게다가 이것은 내 잘못, 저것은 저 사람의 잘못참사 이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뉴스를 보는데발이 땅에 닿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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