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 무기력, 소신정치 실종' 여야 초선의원 13명이 쓴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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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개원 이후 3년이 흐른 현재, 많은 초선 의원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일부는 재선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7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이 열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의원들 단톡방은 '아부방'이 된 지 오래예요. 공지사항 나오면 전달하고, '대표님, 비대위원장님 고생하셨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치레나 늘어놓는 그런 자리가 됐죠. 정부 정책이나 정치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얘기는 아무도 안 해요."국민의힘 A 초선의원"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고, 통보하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의총장 들어가면 '말해봐야 뭐하나' 이런 냉소가 만연해 있어요. 다른 생각이 있어도 참고, 입을 다물죠. 갈등과 대립이 극심한 사회를 만든 데에는 우리의 '원죄'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양극화 정치의 한 단면이다. 당 주류 입장에 편승하고 강성 당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민심에서 동떨어지고 있는데도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진영정치에 동원되는 전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21대 국회에 들어 유달리 심해졌다는 게 현역의원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극단적 정쟁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향으로 초당적인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이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초선의원들이 당 지도부의 홍위병으로 전락했다는 점에서 발현되는 양상이 다를 뿐이다. 특히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던 나경원 전 의원을 상대로 초선의원 48명이 불출마 촉구 연판장을 돌린 사건이 자주 회자된다. 대통령실을 돕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학교폭력을 연상케 하는 '집단린치'에 초선의원들이 문제의식 없이 뛰어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 당시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비영남권 한 국민의힘 의원은"지금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에 비판적인 목소리 냈다가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자조했다.인터뷰에서 만난 초선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나 무력감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비례대표로 입성한 한 의원은"갈수록 독하게 얘기하는 사람만 주목받고 살아남는다"며"지금의 국회는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괴물정치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 불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당시 연판장에 서명을 안 하거나, 주저했던 사람들은 다 공천에서 빠지지 않겠느냐"며"이런 상황에서 '결기를 드러내라', '소신정치를 하라'는 건 나를 믿고 뽑아 준 유권자와 정치생명을 포기하라는 말"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의원은"몇몇 의원들은 '초선 때 못 한 일 재선, 3선 돼서 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며"누가 더 용산에 충성하나 경쟁이 붙었다. 초선들이 더 권력지향적"이라고 꼬집었다.'소신정치'에 대한 초선의원들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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