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찬찬히 읽으며 이유를 찾았다... '나도 이런 문장을 써보고 싶다'
글쓰기가 생경해졌다. 공개적인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매일 쓰는 것도 가능했다. 요즘은 글을 통 못 쓰고 있다. 매체에 송고하는 기준으로 월 1~2개의 글을 쓰기도 버겁다. 고민과 퇴고의 시간이 늘어날수록 글이 더 나아지기는커녕 처음과 다른 방향으로 가기 일쑤다.아이들을 재운 뒤에야 내 시간이 주어진다.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 정도이다.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글쓰기에 올인한다고 하더라도 1주에 하나의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중간에 다른 일이 생기거나 컨디션이 안 좋기라도 하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좋은 점도 있다. 쓰는 부담은 더해졌지만 글쓰기를 좀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었다. 때로는 내가 쓴 글이 형편없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써 내려간 글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을 때면 노력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음을 느꼈다. 글을 쓴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거의 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잘 읽고 있어요.'라는 인사를 건넬 때면 긴장이 되면서도 묘한 쾌감이 일었다. 몇 번의 좌절을 경험하면서 즐거웠던 글쓰기는 점차 부담으로 변해갔다. 더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조급함은 글쓰기에 적합한 내적 평안을 허락하지 않았다. 글쓰기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컨디션이 좋아도 부족할 판에 이런 상태로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했다.
좋은 문장을 읽으니 없던 집중력도 생기는 것 같았다. 내용 자체도 흥미로운데 흡입력까지 더해지니 재미를 넘어 감격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다. 어쭙잖은 글쓰기보다 검증되고 우수한 글을 읽는 것은 확실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런데 몇 권의 책을 읽는 도중 예상하지 못한 마음이 불쑥 생겨났다.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냉소는 쓰기가 아닌 읽기로 나를 이끌었는데, 책을 읽으며 다시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작가들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지금처럼 잘 썼을까. 그들 또한 글을 쓰는 내내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때로는 자신의 글에 깊은 염증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내로라하는 작가들도 퇴고에 퇴고를 반복하는데, 이제 고작 글쓰기에 첫 발을 내딛는 단계에서 내가 너무 성급하게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니었을까.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읽는 것과는 다르다. 글쓰기는 빈 종이를 '나'라는 소재로 채워나가는 과정이다. 이미 완성된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나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시간은 힘이 들고 외로우며,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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