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잘됐으면 좋겠다'는 한동훈, 뛰어내릴 용기 있나

[박정훈이 박정훈에게] '한동훈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본심

정훈님, 오늘은 어느 '플레이리스트'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저녁 CBS 라디오 에서 직접 소개한 일곱 개의 추천곡입니다.

네 번째 곡으로는 마이클 윈터보텀의 영화 에 수록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를 선곡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이었습니다. 10분에 가까운 성악곡은 일곱 곡 중 가장 이질적이었습니다. 그런 곡을 플레이리스트 중간에 배치한 것은 장난이나 객기 같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한 곡'은 소개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죠. 제가 한 대표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발견한 또 다른 재미는 음악가들의 정치적 성향이 대부분 한 대표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그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록 뮤지션이라 그럴 겁니다. "존 레넌이 폴 매카트니한테 '너는 왜 이 절벽 앞에 와서 뛰어내리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해요. 둘이 성격이 그만큼 달랐던 거죠. 제가 정치인으로 정치를 시작했고요. 저는 세상이 좀 잘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고...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고 또 국민들이 잘됐으면 좋겠고요. 그걸 위해서 또 절벽에 뛰어내려야 될 상황이 되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내려 보려고 합니다."박재홍 아나운서가"의미심장합니다"라고 하니 한 대표는"아닙니다. 그냥 갑자기 생각난 말이고요"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절벽에서 뛰어내리겠다"는 말을 갑자기 생각나서 할 리는 없을 겁니다. 한 대표는 어쩌면 존 레넌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결국 이날 만찬은 말 그대로 '밥만 먹고' 끝났습니다. 의대 증원 문제나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합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재차 독대를 요청했다고 하나 기약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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