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예민함이야말로 국어를 잘하는 척도
문제를 읽을 때 '가장'이란 단어에 미처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면 객관식 다섯 문항 중에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어떨 땐 다섯 문항이 다 맞는 것 같아서 멘붕이 오는 것이다.나는 중학교 때 '가장'의 함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다. 시험에서 틀리는 갯수만큼 엄마한테 나무 빗자루로 맞았으니 쉽게 틀리진 않았을 거라 추정할 뿐이다. 그때 알았다기보다는 나이가 들어 이제 중학교 시험지를 보니 아이들을 헷갈리게 하는 그 문제의 의도가 뚜렷하게 보였다.
국어 시험은 그렇게 문제 곳곳에 언어를 예민하게 관찰해야만 풀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을 해놓았구나 싶었다. 그러니 '가장'의 의미를 눈치채고 고민을 한 아이라면 혹시 답은 틀렸더라도 국어를 잘한다고 말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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