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미술 교육 과정을 밟지 않았기에 오히려 고정관념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이 가는 데로 그리고 싶은 데로 작업해나간다. '가장자리를 걷는 사람'이란 뜻의 엣지워커 연작에 대해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김명진의 그림은 드로잉과 낙서, 일러스트의 경계가 지워져 있다'면서 '화면 전체를 비상한 기운과 흥미로 채우고 있으며, 날 것 그대로의 활기를 대담하게 보여준다'고 평했다. 2013년 시작한 엣지워커 연작은 미국 '휴스톤 아트 페어', 캐나다 '아트 토론토', 홍콩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 페어' 등 해외 유수 아트 페어에 출품하는 족족 팔려 나갔다.
김복기 미술평론가가 작가 김명진을 정의한 말이다. ‘초현실주의’란 말을 붙일 만큼 그의 작품은 한 마디로 장르를 정의하기 힘들다. 배경은 동양화의 색감과 깊이감으로 그리지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그 안을 채우는 피사체는 화사한 색감이 있는 서양화로 그린다. 예를 들어 그가 최근 작품에서 즐겨 그리는 커다란 고래와 배경은 동양화에 기본을 둔 흰색·회색·검은색을 기본으로 한다. 하늘을 날아 다니는 고래 아래엔 알록달록한 색감의 캐릭터 ‘젤리맨’ ‘캔디걸’ ‘소시지맨’들이 신나게 논다. 동양화와 서양화, 그리고 일러스트의 융합 작업이다.작업 방식 또한 그리기에 국한되지 않고, 마티에르·뿌리기 등 다양한 회화 기법을 사용한다. 이렇듯 형식을 파괴하고, 섞는 것은 김명진이 가장 잘하는 작업이다. 정규 미술 교육 과정을 밟지 않았기에 오히려 고정관념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이 가는 데로 그리고 싶은 데로 작업해나간다.
별다른 미술 교육 없이도 이렇듯 인정받는 작가가 된 것이 대단해요. 어떻게 작가가 됐나요. "늘 그림을 그렸어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조그만 기계 제조회사에 들어갔었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빨리 군대에 갔고 제대 후엔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생각에 일러스트 학원에 다니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시작했어요. 열심히 했더니 운 좋게도 일을 많이 할 수 있었고, 그 일을 발판으로 여기까지 왔네요. 하하."독학으로 그린 그림, 자비로 시작한 전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김명진의 작가 인생은 그의 열정과 노력이 이뤄낸 결과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할 당시 지인에게 선물 받은 미국 팝아트 작가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작품집이 그를 작가의 길로 이끌었다. 라우센버그의 작품에"눈이 뒤집혔다"고 말할 정도로 큰 울림을 받은 그는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무모한 도전 같은 전시였지만, 이 전시로 인해 김명진은 지금까지 함께 하는 갤러리 가이아의 윤여선 대표를 만나게 됐다. 윤 대표는"당시 그의 그림을 본 순간 단테의 신곡을 보는 것 같았다"고 소회했다. 갤러리에 걸린 100호짜리 연작 다섯 점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강렬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윤 대표는 그림을 모두 자신의 갤러리로 옮겨 다시 전시를 열어줬다. 젤리맨, 캔디걸 같은 캐릭터가 만화 같기도 해요. "배경엔 무게감이 들어가지만, 캐릭터엔 이 시대의 상징성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산품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선명한 물건이나 음식을 모티프로 했어요. 또 많은 사람이 경험해본 것일수록 그림을 봤을 때 자기만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내 그림을 보는 사람이, 설사 어린아이라도 자기만의 상상에 빠져들길 바랐어요."시간이 지날수록 그림 속 캐릭터들의 크기가 점점 커져요. 이유가 있나요. "저와 함께 자라나는 것 같아요. 고래도 처음엔 멸치만 했는데 지금은 덩치가 커졌어요. 다른 캐릭터들도 처음엔 조그만 씨앗처럼 그림에 들어갔는데, 그림과 제가 성장하면서 캐릭터들도 점점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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